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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맛 지도

공매도 재개 후폭풍? 증시 쇼크는 없었다

코스피 첫날만 하락, 이후 상승세
코스닥은 나흘간 0.52% 떨어져
거래대금 비중 3.4%, 전보다 줄어
“공매도, 별거 없는데?” 삼성증권은 9일 이런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공매도를 재개했지만 증시는 거의 흔들리지 않았다는 분석을 담았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의 투자 기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를 구성하는 350개 종목으로 한정해 공매도를 다시 허용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4거래일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을 3조3656억원으로 집계했다. 하루 평균 공매도 금액은 8413억원이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전체 거래대금 중 공매도가 차지한 비중은 3.4%였다. 2019년 하루 평균 거래대금 중 공매도가 차지했던 비중(4.5%)보다 낮아졌다.

공매도 재개 후 코스피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코스피는 지난 7일 3197.20으로 마감했다. 공매도 재개 전날인 지난달 30일(3147.86)과 비교하면 1.57% 올랐다. 이달 들어 코스피 흐름을 보면 공매도 재개 첫날에만 0.66% 내렸다. 이후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7일 978.30으로 마감하며 공매도 재개 전날(983.45)과 비교해 0.52% 내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코스닥은 공매도 (재개) 여파로 투자심리가 나빠졌지만 (공매도가)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공매도 상위 종목의 주가 등락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일부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집중했지만 오히려 주가가 오른 종목도 있다.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종목(2000억원)은 셀트리온이었다. 지난 7일 셀트리온 주가는 266500원으로 공매도 재개 전날(266000원)보다 0.2% 올랐다. 같은 기간 공매도 거래대금이 많았던 LG디스플레이(1328억원)의 주가는 1.7%, HMM(797억원)은 8.7% 상승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대금이 많았던 씨젠(728억원)은 12.3%, 카카오게임즈(378억원)는 2.6% 내렸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의 순기능이 ‘적정 가격 발견’인 점을 고려할 때 이익 개선을 기대하는 기업은 공매도의 부정적 영향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결국 기업의 미래 이익에 대한 성장성을 따라간다”며 “성장에 문제가 없는 기업에 투자했다면 공매도를 겁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공매도에 대한 일부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지난 3~7일 공매도 거래대금에서 개인 투자자의 비중은 1.8%였다. 외국인(87.7%)이나 기관(10%)과 비교하면 개인의 비중은 미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