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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공매도 일주일 후 재개…대차잔고 쌓이는 종목은?

1년 2개월만의 공매도 재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부 종목들의 대차 잔고가 증가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대차잔고가 늘어났다는 것은 기관 들이 많이 빌렸다는 뜻으로 통상 공매도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25일 증권가에 따르면 3월 말 이후 현재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억3740만주를, 금융투자는 8160만주, 투신은 9450만주의 주식을 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가 빌려간 주식이 전부 공매도에 이용되는 것은 아니다. 호가 공급 등 시장 조성에 이용되기도 한다.

증권가에서는 일부 종목들은 대차잔고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3월말 대비로 대차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CJ CGV다. CJ CGV의 대차 잔고는 지난달 말 704430주에서 현재 3762729주로 급증했다. 현재 전체 발행 주식 가운데 10.72%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대차된 상황이다. CJ CGV는 코로나19로 영업 정상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터키법인과 관련한 재무 부담 문제 등에 대한 지적들이 이어지고 있다.

액면분할과 두나무의 미국 증시 상장 이슈가 있는 카카오는 CJ CGV에 이어 대차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상장사 2위를 기록했다. 카카오의 대차잔고는 308만주에서 13449만주로 늘었다. 이번달 들어 코스피가 4.07% 오른 가운데 카카오 상승폭이 18.0%로 높았다는 점이 대차잔고 증가의 이유로 평가된다. 단기 조정 가능성을 점치는 투자자들이 카카오의 주식을 빌렸다는 식이다.

CJ CGV, 카카오에 이어 현대중공업지주, 한화시스템, 오뚜기 순으로 대차잔고가 많이 증가했다. 코스닥에서는 펄어비스, 고영,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에이치엘비, 다원시스 순이었다.

여전히 공매도 잔고가 많은 종목도 유의 대상이다. 지난해 3월부터 국내 증시에서는 공매도가 금지됐다. 1년 2개월에 달하는 기간 동안 공매도를 청산하지 않았다는 것은 주가 하락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다는 의미다.

유동주식수 대비 공매도 잔고가 높은 종목은 코스피에서 롯데관광개발(12.9%), 두산인프라코어(4.7%), 호텔신라(3.9%), 셀트리온(3.5%), 한진칼(2.6%) 순이다. 코스닥에서는 에이치엘비(11.2%), 케이엠더블유(7.6%), 고영(6.0%), 톱텍(3.8%), 에이치엘비생명과학(3.2%) 순이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의 공매도 거래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종목 중에서 평균회귀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군을 대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즉 주가가 많이 올라 고평가된 종목들이 조만간 업계 평균 수준으로 재평가가 이뤄지면 주가가 낮아질 수 있다고 본다는 의미다. 전 연구원은 이어 "공매도잔고 부담은 공매도에 노출된 종목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주가가 상승 반전할 경우 공매도 주식을 시장에서 되사서 상환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세력도 언젠가는 주가를 사들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