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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삼성전자 팔고 코스닥 성장주 살 때”…증권가 ‘용기’ 있는 보고서

한화투자증권 보고서

삼성전자. 한겨레 자료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팔고 코스닥 성장주를 사라는 이례적인 보고서가 나왔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삼성전자를 비울 용기’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삼성전자를 팔고 다른 주식을 사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며 “올해 딱 한번 삼성전자를 비운다면 그건 2분기”라고 짚었다. 삼성전자의 이익 전망치가 큰폭으로 하향돼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이익의 비중에 견줘 지금의 시가총액 비중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올해 삼성전자 순익 전망치(컨센서스)는 하향조정되고 있다. 특히 2분기 하향폭이 9.4%(연초 대비)로 크다. 반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200 기업들의 순익 전망치는 2분기에 13.1%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코스피200에서 삼성전자의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2분기에 24%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삼성전자 시총 비중은 26%로 이보다 높다. 삼성전자 시총 비중이 이익 비중만큼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비중을 덜어내고 실적이 좋아지는 코스피200 기업이나 코스닥 중소형주로 채우는 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코스닥 종목은 장세의 주도주가 성장주이면서 수급이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이동하는 시기에 시장을 웃도는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봤다. 박승영 연구원은 “코스닥은 정보기술(IT),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업종 비중이 74%나 된다”며 “2016년 이후 상장됐고 최근 증권사들의 분석 보고서가 늘어난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11일 장중 최고치인 9만6800원을 찍은 뒤 석달여 동안 8만원대에서 게걸음 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올 들어 삼성전자를 16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주식을 줄곧 팔아온 외국인은 이달 들어 7615억원의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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