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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치매 걸릴 확률, 악수해보면 안다?

서울대 공대 선우중호 교수가 서울대 총장 하던 1990년대 후반. 그는 매년 신임 교수들을 초청해 발령식 및 환영연을 열면서 일일이 돌아가며 악수를 나눴다. 어느 한 해 상견례를 마치고 선우 총장이 인사말을 하면서 “올해 부임한 교수들 중에는 서울대 총장감이 하나도 없네요”라고 말했다. 행사장은 썰렁해졌고 다들 의아해했다. 그는 “내가 악수를 해보니 다들 악력이 약했다”며 “그래 가지고는 큰일 못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악력 약하다고 서울대 총장을 못하겠냐 마는 악력이 전신 근육량을 반영하는 것은 맞다. 물건을 손으로 붙잡을 때 발휘되는 힘, 악력은 일반적으로 남자는 30대 후반에, 여자는 40대 초반에 정점에 이른다. 이후 나이 들면서 점차 줄어든다. 그래도 급격한 감소가 없기에 40세 전후 아귀 힘이 평생 가는 악력 척도다. 신임 교수 나이대가 30대 중후반이니, 악수해보고 “서울대 총장감 없다'고 농담한 것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손가락 근육은 얇아서 단련시키기도 어려운데, 움켜쥐는 힘이 전신 근육량을 반영하는 이유는 뭘까. 스쿼트 등으로 큰 근육을 키우면, 이 과정서 IGF-1과 같은 근육 성장 인자가 만들어진다. 이는 혈액을 타고 전신을 돌며 여러 근육을 키운다. 이를 통해 악력이 늘어난다. 전신 근육 운동이 없으면 성장 인자도 줄어 악력은 올라가지 않게 된다. 따라서 악력은 심장을 움직이는 근육, 숨을 쉬는 호흡 근육, 창자의 연동 운동을 하는 소화기 근육의 능력도 반영한다. 해서, 장수의학계는 악력이 건강 수명이라고 말한다.

실제 악력 연구들을 보면, 악력이 떨어질수록 심혈관질환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이 올라간다. 치매 위험도 증가한다. 악력계를 움켜쥐어 킬로그램(㎏)으로 표시되는 악력은 고령자 근력 측정에 적합하다. 정기적으로 재면, 근감소증 정도나 노쇠되는 추세도 볼 수 있다.

악력을 높이려면 팔다리 근력 운동, 스쿼트 등 전신 운동을 해야 한다. 손 운동으로 악력을 높일 수 있다. 아령이나 바벨로 팔과 손목 운동을 하면 좋다. 악력 키우는 기구를 갖고 다니며 틈틈이 하는 것도 괜찮다. 수건을 갖고 행주 짜는 듯한 운동도 악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물병을 들고 위아래 손목 운동을 하거나, 책 여러 권을 손가락으로 움켜쥐는 훈련도 좋다. 잘 움켜쥐어야 건강도 휘어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