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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외신도 놀란 한국 상속세 “막대한 세금”

WSJ·블룸버그 “높은 세율” 보도, 일부선 삼성 지배구조 약화 우려

故이건희 회장과 가족들/조선일보DB
“한국의 삼성 일가가 세계 최대 규모의 상속세를 내게 됐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산에 대해 삼성가(家)가 12조원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는 사실에 해외 언론들도 놀라움을 표시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8일 온라인판에서 “작년 이건희 회장이 사망하고 그의 유산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삼성 일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막대한 세금을 내게 됐다”고 썼다. 블룸버그 통신도 “한국은 상속 재산이 30억원을 넘을 경우 상속세율이 50%(지분 상속은 최고 60%)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상속세 비과세 국가 포함)의 평균은 대략 15%”라고 전했다.

삼성 일가가 100억달러가 넘는 상속세를 내게 됐다는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의 보도. /CNBC 홈페이지
실제 미국과 한국의 대표 기업인의 유산과 상속세를 비교해 보면, 외신의 이런 평가가 나오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미 포브스지에 따르면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2001년 사망하면서 남긴 유산은 약 70억달러(7조7000억원)이다. 미국의 최고 상속세율 40%를 적용하면 당시 유족에게 부과된 세금은 28억달러(약 3조원)로 추산된다. 반면 이건희 회장의 유산은 주식·미술품, 부동산 등을 더해 총 26조원인데, 상속세는 12조원 이상 냈다. 삼성 일가가 받은 유산은 잡스 유산의 3.3배지만, 이들이 부담한 상속세는 4배나 많은 것이다. 프랑스 AFP 통신은 “한국은 엄격한 상속세법과 높은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외신들도 한국의 높은 상속세가 삼성의 기업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상속세가) 이 전 회장 일가의 삼성 지배 구조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을지 주목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