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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 늘어난 까닭



올 들어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예년 대비 5%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저금리 기조의 장기간 지속, 보유세 부담 증가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국토교통부의 월간 주택매매거래량 집계를 보면 올해 1~3월간 서울의 전·월세 거래량(누계)은 191919건이다. 지난해 1~3월간 거래량 대비로는 0.3%포인트, 최근 5년간 1~3월 거래량 평균 대비로는 16.9%포인트 각각 거래량이 늘었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의 월세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올해 1~3월간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38.7%로 지난해(28.4%)와 비교할 때는 10.3%포인트, 5년간 평균(32.9%)과 비교할 때는 5.8%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반면 빌라·연립 등의 월세 비중은 같은 기간 48.3%로 지난해(47.0%) 대비 1.3%포인트 증가했지만 5년 평균(50.3%) 대비로는 오히려 2.0%포인트 낮아졌다.

아파트의 월세 비중이 늘어나는 현상은 수도권 전반에서 나타났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올 1~3월 월세 비중은 37.3%로 지난해(33.5%), 5년 평균(34.3%) 등 대비 3.0~3.8%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전국 단위 집계에선 아파트, 빌라·연립 모두 월세 비중에 큰 변화는 없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선 아파트 월세 비중이 올해 33.7%로 5년 평균(36.8%)보다 오히려 낮다.

서울 용산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저금리는 계속되는데 지난해 7월 새 임대차법으로 전세보증금을 큰 폭으로 인상하기 어렵게 되자 월세를 놓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월세를 받아 세부담을 낮추려는 집주인이 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제시됐다. 상대적으로 아파트의 공시가격 상승이 높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월세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월세를 받아 보유세 부담을 줄이려는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 수요가 많다”며 “전세의 월세 전환 시 법정전환율을 따르기 때문에 당장 세입자에게 큰 부담은 안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월세가 늘어나는 건 세입자의 주거안정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