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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미래 먹거리 키우는 삼성·LG전자…M&A 행보에 쏠린 눈

삼성전자 '반도체·LG전자 '전장' M&A 전략 힘 실릴 듯

삼성전자는 올 초 "3년 안에 의미 있는 M&A를 추진하겠다"며 이례적으로 대규모 M&A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 [사진=아이뉴스24 포토 DB]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다각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인수합병(M&A)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 "의미 있는 M&A" 공언한 삼성전자…차량용 반도체에 '눈길'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건 삼성전자의 M&A 행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굵직한 M&A를 추진한 이력이 없는데, 올 초 이례적으로 대규모 M&A 계획을 언급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수년간 M&A 대상을 신중하게 검토해왔으며, 많은 준비는 돼 있다"며 "의미 있는 M&A를 향후 3년 안에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분야로, 최근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업체를 인수할 경우 시스템반도체 영역을 성장시키는 것은 물론 전장사업에서도 시너지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NXP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M&A 후보 기업으로 NXP,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차량용 반도체 업체를 언급한 바 있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JP모건 보고서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NXP 인수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타당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NXP는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인포테인먼트,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의 기술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기준 차량용 반도체 시장점유율 2위에 올라 있다. 독일 인피니언이 사이프러스를 인수하기 전인 2018년까지는 NXP가 1위였다.

다만 몸집이 너무 크다는 점은 인수를 고민하게 하는 요소다. NXP의 인수가는 6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 속 대규모 인수를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과 평택 등에 최소 50조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부담이 더욱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00조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60조원의 인수대금은 상당한 규모"라며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이어지면서 몸값이 너무 오른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LG전자가 가장 공들이고 있는 분야는 전장 사업이다. [사진=LG전자]

LG전자, '전장'에 몰두…추가 M&A 나올까

LG전자는 M&A를 통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재 LG전자가 가장 공들이고 있는 분야는 전장 사업이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회사 ZKW를 약 1조4천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LG그룹 내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으로, 이를 시작으로 전장사업을 본격 키우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지난 3월 스위스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트와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합작법인 알루토를 출범했고, 오는 7월에는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이로써 LG전자는 전장 사업에서 인포테인먼트, 램프, 파워트레인 등 '삼각 편대'를 완성하게 됐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정리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추가적인 M&A를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철수를 발표하며 "다가오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역량 확보를 위한 M&A, 전략적 협력 등을 적극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미래에셋그룹과 손잡고 1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해당 펀드를 통해 다양한 신사업 분야의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대기업과 벤처기업 간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한 이후 LG 전반적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라며 "전장사업과 관련해 추가적인 M&A나 투자 등이 집중될 것"이라고 봤다.